우즈베크 시위대 한때 관공서 장악…주민 해외탈출 줄이어

  • 입력 2005년 5월 16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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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동부 안디잔에서 13일(현지 시간)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일단 진정됐으나 일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시위대 간의 소규모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또 이번 사태로 확인되는 사상자 규모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정부군의 공격을 피해 인근 키르기스스탄으로 수백여 명의 주민이 탈출한 가운데 국경도시인 카라수와 테셰크토 등에서 15일 무장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한때 시위대가 관공서를 장악하기도 했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국경을 넘어오는 난민이 늘어나자 국경 인근에 난민촌을 설치했다. 키르기스스탄 관리들은 15일 현재 이곳에 900여 명의 난민이 수용됐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안디잔의 한 비정부기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위대에 대한 정부군의 발포로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 적어도 60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시신을 모아 둔 안디잔의 한 학교에는 실종된 친지를 찾기 위해 몰려온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으며 시내 곳곳에서 장례식이 이어졌다. 하지만 안디잔은 교외에서 간간이 총성이 들릴 뿐 정부군이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15일 서방 고위관리로는 처음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 사태가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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