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총선-대선 앞두고 ‘정권교체’ 촉각

  • 입력 2005년 2월 13일 18시 04분


코멘트
옛 소련 국가에서 차례로 일어나고 있는 시민혁명의 다음 순서는?

27일 총선과 10월 30일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03년 그루지야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처럼 선거 부정 항의 시위가 시민혁명과 정권 교체로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1991년부터 장기집권 중인 아스카르 아카예프 대통령의 독재에 맞서 야당 측은 벌써부터 ‘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11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로자 아툰바예바 야당 지도자는 “우리나라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오렌지혁명’이 재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기감을 느낀 아카예프 대통령도 지난달 의회 연설을 통해 “선거를 앞두고 외부세력이 키르기스스탄으로 잠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를 비밀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에서 기존 체제 유지를 위해 개입했다가 실패했던 러시아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1인당 국민소득 330달러로 옛 소련권에서도 최빈국인 키르기스스탄에서 시민혁명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들 대부분이 이슬람교도로 목축과 농업에 종사해 정치의식이 낮은 데다 시민사회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 구심점이 될 만한 지도자도 없다. 유럽의 기독교 국가로 서방의 관심이 높았던 그루지야나 우크라이나처럼 외부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