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투기, 이란 영공 ‘유인 비행’

  • 입력 2005년 1월 31일 17시 54분


지난달 28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진한 2대의 미국 전투기가 어둠을 타고 이란 상공에 숨어들었다.

이란의 레이더기지는 즉시 이들 전투기를 추적하기 위해 레이더를 쏘았다. 그 순간 레이더기지의 위치는 미 공군의 전산망으로 송신됐다.

최근 몇 주 동안 이란 상공에서 레이더기지 파악을 위한 미 전투기의 ‘유인 비행’이 빈번해졌다고 UPI통신이 보도했다.

레이더기지 파악은 유사시 제공권 확보를 위한 최우선 임무.

이란도 미국의 노림수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지는 미 전투기들이 침범해도 가급적 대응하지 않는다.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중동 전문가로 일했던 엘렌 랩손은 “이란이 어느 순간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곧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탐색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정보 전쟁은 전방위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개발 의심지역 13곳에 대한 정보 수집과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CIA의 전직 고위간부는 “미국의 공작은 이스라엘의 훈련을 받은 쿠르드족과 무자헤딘 조직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르드족이 종종 이란 영내에서 미 특수부대와 공동작전을 펼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무자헤딘 조직은 미 국무부 테러조직 명단에 올라있지만 사실상 2년 전 미국에 흡수된 상태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한때 사담 후세인 정권의 지원을 받으며 4000여 명의 세력을 자랑했지만 미군의 이라크 점령과 함께 조직이 탈바꿈했다.

미국에 흡수된 이란 망명인사들과 회사로 가장한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란 내에 반체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