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로 안다만 섬 원주민 몰살위기

  • 입력 2004년 12월 31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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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안다만 섬 원주민들이 지진해일로 인해 멸종 위기에 빠졌다고 영국 BBC 방송이 지난해 12월 30일 보도했다.

안다만 섬의 원주민 숫자는 전체 1000여명. 섬의 고지대에서 채집 생활을 하는 네그리토 인종은 △숌펜 족 200~250명 △자라와 족 100명 △옹게 족 105명 △대(大)안다만 족 40~45명 등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이들은 원시 생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온 귀중한 인류학의 자산(資産).

이들의 운명이 위기에 빠진 것은 원주민들이 매년 거북이를 사냥하기 위해 해변으로 내려오는 시기에 지진해일이 발생했기 때문. 원주민들은 알을 낳기 위해 해변가에 몰려오는 거북이를 잡아 단백질을 보충해왔던 것.

지진해일 발생 직후 프라나브 무커지 인도 국방장관은 "안다만의 원주민들은 지진해일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비교적 높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서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론자들과 인류생태학자들은 "인도 공군 조종사가 손을 흔드는 일부 원주민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장관이)이들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나"며 반박했다.

생태학자들은 지진해일이 휩쓸고 지나간 지역에 거주했던 숌펜 족의 피해가 가장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인류학 서베이의 한 관리는 "원주민 대부분이 해변가에 있었다면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며 "잃어버린 초기 문명과의 연결고리인 원주민들의 손실은 인류학적 재난"이라고 말했다.

또 수많은 원주민들이 폐렴(1868년), 홍역(1877년), 감기(1896년)로 인해 목숨을 잃었던 것처럼, 지진해일 뒤에 전염병이 발생한다면 멸종의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BBC 방송이 덧붙였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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