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냉전서 이긴 소련을 상상해보라”

  • 입력 2004년 11월 22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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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사진)의 신념과 가치관, 외교정책 등은 다음 달 6일 시작되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벌써 라이스 내정자에 대한 ‘지상(紙上) 청문회’를 시작했다.

특히 워싱턴 포스트는 21일 라이스 내정자의 과거 연설과 저술 및 학술지 발표문 등을 집중 분석하면서 ‘미국의 힘과 가치’를 중시하는 외교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념=워싱턴 포스트는 라이스 내정자가 ‘미국적 가치와 미국의 힘은 본질적으로 선하다’는 강력한 믿음을 소유한 과단성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라이스 내정자는 초기에는 도덕적 이슈보다 강대국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같은 현실주의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2001년 9·11테러 이후 ‘악한 정부’는 대결로 몰락시켜야 한다는 ‘신보수주의적 이상주의자’로 평가됐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강대국의 힘은 굉장히 중요해 수백만명의 생명과 역사에 영향을 미칠 능력이 있다”면서 “소련이 냉전에서 승리했다면 오늘날 세상은 매우 달라졌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소련의 힘이 승리했다면 소련식 가치규범으로 세상이 재편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테러에 대한 입장=그는 올해 초 한 연설에서 “테러범의 이념은 20세기의 잔인한 이념인 공산주의와 나치즘, 그리고 파시즘을 직접 계승한 것이며 테러와의 투쟁은 근본적으로 비전과 가치의 투쟁”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세계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제협약과 합의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무엇이 영향을 미쳤나=라이스 내정자의 세계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세 가지 요소는 △공산 체코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뒤 미국을 세계의 횃불로 인식한 스승 조지프 코벨 교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독일 통일 과정을 다룬 경험 △9·11테러가 꼽힌다.

2002년 그는 이렇게 말했다. “소련 붕괴 후 유동적이던 국제체제가 끝나가고 있다. 진흙이 마르기 전에 미국과 우방 및 동맹국들이 이 새로운 기회를 이용하기 위해 단호하게 움직여야 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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