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사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첸쉐썬(錢學森)의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지난해 여름 창씨를 인터뷰했던 추이 과장은 창씨가 1997년 책을 출판한 이후 일본 우익인사들로부터 수년간 협박 전화와 편지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창씨는 심한 공포와 우울증을 앓아왔으며 전화번호를 수시로 바꾸고 주변과는 전화 대신 e메일로 연락을 취했다는 것. 또 집에서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고, 친구에게도 남편과 두 살 된 아들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추이 과장은 전했다.
‘난징의 강간’은 일본군이 1937년 12월 난징을 점령한 뒤 중국인 30여만명을 학살한 만행을 폭로한 최초의 영문서적으로 두 달여 동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명단에 올랐다. 1999년 초 한국에도 번역 소개됐으며 당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창씨의 첫 작품은 1994년 천쉐썬의 일대기를 다룬 ‘실크웜의 실(Thread of the Silkworm)’이었다.
1968년 미 보스턴에서 태어난 화교로 일라노이주립대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한 뒤 AP통신과 시카고트리뷴지에서 기자생활을 했던 창씨는 10일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인근 도로변에 주차된 자신의 차안에서 머리에 권총을 쏘아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신경쇠약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가족들에게 “아프기 이전의 모습으로 기억해 달라”는 메모를 남겼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