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자정책'으로 해외유학생 30년만에 감소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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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깐깐한 비자정책 때문에 외국 유학생이 3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미국 국제교육재단(IIE)에 따르면 미국 2700개 공인 대학의 외국 유학생 등록자가 2003년 가을학기에 57만2509명으로 전년보다 2.4% 줄어 1971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또 미국 대학원협의회(CGS)에 따르면 올 가을학기 미국 대학원에 지원한 중국 유학생 숫자는 1년전에 비해 45%, 인도 출신 지원자는 28% 줄었다. 미국 대학원에 실제로 등록한 유학생 수의 감소는 이보다는 덜해 중국 출신이 8%, 인도 출신이 4% 줄었다. 대학원 가운데 70%에서 유학생 숫자가 줄어들었다.

국제교육가협회(AIE)는 최근 400개 교육기관 가운데 3분의 2가 외국인 등록생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3개 기관의 조사에 응답한 대학들은 이같은 유학생 감소가 비자 발급 지연 또는 거부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가 10일 전했다.

'9·11 사태' 이후 외국 유학생 비자는 각국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발급되고 있으며 그중 과학 및 기술 분야 유학생은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의 심사도 거쳐야 한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의 대학들이 미국 대신 유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고 중국 인도 등이 자체 대학을 육성하고 있는 점도 미국 유학생 감소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내 4000여개에 이르는 각종 대학들의 '유학생 시장'은 130억달러에 이르고 있지만 유학생 숫자가 줄어들면서 대학들이 재정 및 인재확보 차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대학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올해 유학생 등록자가 작년에 비해 3.8% 감소한 위스컨신 대학의 피터 스피어 부총장은 "과학 및 기술인력의 상당부분을 국제학생에 의존했는데 (이 부문 유학생이 줄어들어) 국가적인 문제가 됐다"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뉴욕=홍권희 특파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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