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루자 대공습]美軍 한밤 맹폭… 시가지 초토화

  • 입력 2004년 11월 9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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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의지는 확고하다. 이라크 수니파 저항세력의 거점도시인 팔루자를 완전히 장악하지 않고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일 팔루자 공격을 승인했으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팔루자를 완전 점령할 때까지 공격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국 BBC 방송은 “저항세력도 결전을 준비해 왔고 자신들의 본거지인 만큼 정보력이 뛰어나다”며 “이번 교전은 희생자가 많은 시가전으로 장기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계속된 강공=대공세 이틀째인 8일 오후 해가 지자 미군은 팔루자 시내에 공중 폭격과 포격을 시작했다. 이슬람 저항세력이 라마단 기간 중 금식하는 낮 시간을 피해 저녁 시간에 작전을 벌인 것.

미 해병대 수백명은 9일 새벽 팔루자 북쪽에서 도심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장갑차를 타고 일정 구간을 진격한 후 장갑차에서 내려 집을 일일이 수색하며 다시 진격하는 작전을 폈다. 로이터통신은 미군이 팔루자 시내 중심에서 1km 떨어진 지역까지 진격했다고 9일 보도했다.

존 모리스 미군 중령은 “저항세력의 반격이 새벽에는 격심했지만 오전 들어 산발적으로 약해졌다”며 “앞으로 미 해병대가 팔루자 시내를 관통하고 이라크 보안군이 외곽 포위 및 시가지 전투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팔루자 저항세력의 반격이 미미한 데 대해 이라크 보안군 관리와 정치인들은 “핵심 저항세력이 대부분 팔루자를 떠났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혼돈 속의 팔루자=영국 BBC 방송은 “팔루자 주민의 삶은 최악”이라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미군의 공격으로 팔루자 시내 발전소가 파괴돼 전기 공급이 끊기는 바람에 밤이 되면 암흑천지다. 수돗물 공급도 막혔다. 모든 상점이 문을 닫다 보니 먹을거리도 부족하다.

35만명에 이르는 주민들은 대부분 피란을 떠났다. 인근 휴양지인 하바니야는 피란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미군이 팔루자 최대의 종합병원을 장악하면서 의사와 구급차 부족으로 병원 밖의 응급치료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중상자 치료가 어려워져 희생자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4월 ‘팔루자 사태’ 재판될까=미군은 4월 공세 때에 비해 3배 이상의 병력을 동원, 완전 점령 때까지 공세를 계속할 태세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팔루자 전투의 승리보다 이라크 보안군이 얼마나 진압능력을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수니파 보안군이 수니파 저항세력을 진압할 수 있다면 미군이 떠난 후에도 치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격의 선봉은 미 해병대지만 공격 이틀째부터 이라크 보안군이 전면에 등장한 것도 이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이라크 보안군은 21만여명이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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