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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5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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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 선생을 연구하는 모임’의 정준영(鄭畯泳·65) 대표는 5일 “보도가 나간 뒤 전남 나주와 경남 진주 등에서 성금을 내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920년대 전남 나주의 농민봉기를 주도했다 후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았던 나제기씨의 장녀 나막례씨(77·여)도 생활보호대상자로 혼자 살아가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모금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나씨는 “평생 소원이 일본에 생존해 있다는 후세 선생의 따님을 만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것”이라며 “한국인이 일본인들을 도울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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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는 1920년대 일제가 동양척식주식회사를 통해 적극적인 토지수탈 정책을 펼친 곳. 당시 나주의 영산포 왕곡 세지 3개 지역 농민들은 동양척식주식회사와 일본인 순사들에 항의하는 ‘궁삼면 농민 항일운동’을 일으켰다가 일제의 탄압을 받았다.
이때 후세 선생은 일본에서 조선으로 건너와 일본군에게 고문을 당하고 토지를 빼앗긴 나주 농민들의 변론을 맡았으며 일제의 토지수탈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나주향우회 소속의 김인덕씨(70)는 나주지역 주민들과 함께 과거 후세 선생에게서 받은 사랑에 보답하자며 모금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 1923년 신분에 따른 차별을 반대하다 항일운동으로까지 발전한 근대적 인권운동인 ‘형평사(衡平社) 운동’의 진원지인 경남 진주에서도 후세 선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후세 선생은 당시 형평사 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지원유세를 펼쳤다.
이 밖에 지난달 12일 후세 선생이 일본인 최초로 한국정부로부터 건국훈장을 추서받는 데 도움을 주었던 보훈청 공무원들과 박관용 전 국회의장, 송영길 의원(열린우리당)도 성금 전달의사를 밝혔다.
한편 정준영 대표는 지난달 모금행사를 통해 마련한 300여만원을 일본에 전달해달라며 5일 동아일보사에 기탁했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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