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플로리다가 다시 승부 가른다

  • 입력 2004년 11월 1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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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에 다시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패가 걸렸다."

2000년 대선 당시 36일 동안에 걸친 개표와 재개표 그리고 대법원 판결 끝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준 플로리다주가 2일 실시되는 이번 대선에서도 당락을 가르는 최대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 대선이 전국 지지율에 관계없이 선거인단 270명 이상을 확보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제도인데다 플로리다주에 경합주 중에서는 가장 많은 27명의 선거인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 판세=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는 1일 현재 전국적인 지지율에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태에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폭스 뉴스, 조그비 인터내셔널 등의 조사에서 두 후보는 공교롭게도 48대 48로 똑같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실시된 11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부시 대통령은 48.5대 46.6%로 0.8%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2000년 대선 당시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앨 고어 민주당 후보에 2%포인트 앞섰으나 실제 투표에서는 53만여표 차로 뒤진 만큼 실제 지지율은 투표율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선거인단 판세=조사기관에 따라 경합주를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케리 후보가 232대 227로 앞섰다고 분석했으나 뉴욕 타임스는 227대 225, LA 타임스는 168대 153으로 부시 대통령이 우세한 것으로 집계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닷컴은 1일 현재 부시 대통령은 232명, 케리 후보는 19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며 8개 주 116명의 선거인을 놓고 경합중이라고 밝혔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닷컴은 플로리다 아이오와 미시간 뉴햄프셔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8개 주의 경우 선거인단의 향배가 결정되지 않은 경합주로 분류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와 LA타임스가 모두 경합주로 분류한 주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아이오아 위스콘신 뉴멕시코 등 5개주이다. 포스트는 미네소타주를, 타임스는 미시간주를 각각 경합주로 추가 분류했다.

▽왜 플로리다인가=각종 주별 여론조사를 부시 대통령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판단해 종합하면 부시 대통령은 최대 28개 주에서 236명의 선거인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된다.

케리 후보는 같은 방법으로 분석할 경우 최대 14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248명의 선거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33명, 케리 후보는 22명의 선거인을 더 확보하면 승리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의 주별 여론조사에서 우열이 계속 엇갈리고 있는 경합주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아이오와 등 3개 주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3개 주의 선거인은 플로리다 27명, 오하이오 20명, 아이오와 7명 등이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당선에 필요한 33명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서는 플로리다주에서의 승리가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케리 후보의 경우 22명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서는 플로리다에서 승리하거나 오하이오와 아이오와에서 모두 이기는 방법이 있다.

부시 대통령이 플로리다주에서 패배하고도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오하이오와 아이오와주에서 이기고 케리 후보 우세 지역인 미네소타나 위스콘신주에서 승리하는 방법이 있지만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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