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임이사국 일본? 꿈도 꾸지마”

  • 입력 2004년 8월 26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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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의사를 밝히자 중국 언론들이 역사 문제를 들어 일본을 ‘자격미달 국가’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5일 국제뉴스 전문 인터넷사이트인 국제재선(國際在線) 보도를 인용해 “일본은 정치 거인을 꿈꾸고 있지만 과거사를 직시하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일본이 유엔 회비의 약 20%를 부담하면서도 상임이사국이 되지 못하자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외상을 단장으로 하는 대책기구를 구성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것은 헛된 꿈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지 못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저지른 과오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는 등 자초한 것”이라며 역시 상임이사국 진출을 원하는 독일이 지난 60년간 철저히 과거사를 반성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한 사례를 들었다.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계속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와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재편하기 위한 평화헌법 개정, 지속적인 군비확장 등을 들며 일본은 평화와 발전이라는 안보리 이념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요망동방주간(瞭望東方週刊)도 지난달 29일자에서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역사 문제로 여러 차례 주변국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며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했다.

중국 관영 언론의 이 같은 보도는 동아시아에서의 일본 지위 격상과 함께 미국과의 연합세력 형성 등 자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외교적 역학 관계를 우려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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