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강제수용 한센병 환자, 日 정부상대 보상금 청구 소송

  • 입력 2004년 8월 24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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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의해 강제 격리됐던 전남 고흥군 소록도의 한센병(나병) 환자 111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보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소송을 대리한 구니무네 나오코(國宗直子·여) 변호사 등 일본의 ‘한센병 국가배상 변호인단’ 소속 일본 변호사 64명은 한국 한센병 환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상금 부(不)지급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도쿄(東京)법원에 23일 냈다며 소장 사본을 24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보내 왔다.

이들 변호사는 소장에서 “일본에서 강제 수용됐던 한센병 환자는 특별법에 따라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모두 보상을 받았다”며 “이들과 똑같이 일제에 의해 강제격리된 소록도 환자들의 보상 청구를 일본 정부가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는 1907년 제정된 ‘나병 예방법’에 의해 강제 수용됐던 환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001년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 후 일본 정부는 항소를 포기하고 특별법을 제정해 환자 1인당 1000만엔(약 1억원) 안팎의 보상을 했다.

일본 변호인단은 ‘나병 예방법’에 따라 똑같이 강제수용된 소록도 한센병 환자 중 생존자 111명도 보상 대상이 된다며 일본 정부에 보상 청구를 했으나 16일 기각됐다.

구니무네 변호사는 “일본 정부의 보상신청 기각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행정소송을 내기 위해 밟아야 할 사전절차여서 신청했던 것”이라며 “재판에서는 승소할 것으로 본다”고 변협에 알려 왔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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