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LNG수송선 시장 ‘한국天下’

  • 입력 2004년 6월 17일 18시 04분


한국 조선업체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선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3사가 올해 세계 LNG 운송선 발주(선박건조 주문) 물량의 90% 이상을 수주한 것.

무공해 천연가스인 LNG는 석유 부족과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지면서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LNG 운송선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이 따라오기 어려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LNG 운송선은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영하 163도의 초저온 상태로 저장하는 기술이 필요해 ‘화물 운송의 꽃’으로 불린다.

▽LNG 수요가 늘어난다=미국의 에너지 수요 예측 기관인 포텐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세계 LNG 해상 운송량은 약 1억2000만t. 운송선은 현재 157척이다.

2010년에는 운송량이 2억4000만t으로 늘어 LNG 운송선이 150척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발주 계약이 끝난 56척을 제외해도 향후 5년 동안 연간 20척씩 발주되는 것.

그동안 LNG는 주로 한국과 일본이 사용해 소비량이 미미했지만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LNG의 폭발력을 이용한 테러 우려 때문에 LNG탱크 건설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에너지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면서 LNG탱크를 짓기로 했다.

대표적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도 더 이상 석유만으로는 에너지 부족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LNG 수입 계획을 짜고 있다.

▽대우조선이 선두주자=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는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것).

지난해 대우조선의 영업이익률은 8.0%로 현대중공업(3.4%) 삼성중공업(3.5%)의 2배 이상이다. 대우조선은 LNG선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35%로 삼성(15%) 현대(0%)에 비해 훨씬 높다.

조선업계는 선박별 영업이익률을 △LNG선 15% △대형 유조선 10% △컨테이너 운반선 10% 미만 등으로 보고 있다. LNG선 수주량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올해만 각각 9척(15억달러)의 LNG선을 수주했다. 작년까지 LNG선을 수주하지 않던 현대중공업도 올해 7척을 수주했다.

한편 미국의 엑손모빌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09년까지 LNG선 48척을 발주할 예정이다. 상반기에 발주한 8척을 대우조선(6척, 10억달러)과 삼성중공업(2척, 3억4000만달러)이 수주했다.

▽한국의 경쟁력은=과거 LNG선 가격은 한 척에 2억달러가 넘었지만 지금은 1억7000만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NG선 수익성이 높아진 것은 조선업체의 원가절감 때문이다.

대우조선 영업기획팀 김경윤 부장은 “발주물량이 많아지면서 선박 한 척의 제조원가가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이뤄졌고 기술력이 축적돼 생산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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