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AFP “美軍, 2차대전 이후 최대 재편 신호탄”

  • 입력 2004년 6월 8일 00시 24분


미국의 주한미군 3분의 1 감축 계획은 미국의 필요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지만 규모와 속도 면에서는 한국인들의 우려를 살 만한 것이라고 주요 외신들이 평가했다. 또 주한미군이 축소될 경우 상대적으로 주일미군의 위상이 높아져 동북아 안보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이번 주한미군 감축계획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군 재편작업에 시동을 건 것”이라고 7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또 “워싱턴은 자기가 하고 싶은 계획을 말했을 뿐”이라며 “주한미군 감축에 이어 냉전시대의 동아시아 및 유럽 주둔 미군 배치 방식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들은 특히 주한미군 감축이 한국 국민에게 불안감을 줄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CNN 방송은 “다수의 한국인은 아직도 북한 공산주의자의 침공에 대해 고통스러운 기억을 갖고 있다”며 “한국인들은 주한미군 감축이 세계 5위 군사대국인 북한의 인민군에 대한 방어태세를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한국전쟁은 정전 상태로 종료됐으며, 평화협정으로 대체되지 않아 아직도 기술적으로는 전쟁상태”라고 소개했다.

영국 BBC 방송은 “미국은 군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지만 (주한미군) 감축 규모와 속도는 한국인들에게 북한의 위협에 대해 취약성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방송은 “미군 주둔을 반대하는 젊은이들은 진보적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며 주한미군을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두 기류를 소개했다.

일본 언론은 미 정부의 주한미군 감축이 미 육군 1군단 사령부의 일본 이전 등 주일미군 재편과 긴밀하게 맞물리면서 미국의 세계 전략에서 주일미군이 차지하는 위상과 중요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미 정부가 첨단무기 시스템의 도입 등으로 대북(對北) 전쟁 억지력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한국측에 설명했지만, 전체 병력의 3분의 1을 감축하는 것은 지역 안보 질서에 대한 논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도통신도 “1992년 미군 7000명 철수 이후 최대 규모인 이번 감축계획이 동북아 안보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통신은 발표내용을 중심으로 사실보도를 하면서도 미군 감축은 시대에 뒤떨어진 전 세계 미군기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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