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동산 신화 부활하나

  • 입력 2004년 6월 7일 18시 17분


일본 도쿄 긴자의 번화가. 최근 일부 대로변의 토지 가격이 평당 8000만엔에 육박하는 등 ‘버블 붕괴’ 이후 가라앉았던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일본 도쿄 긴자의 번화가. 최근 일부 대로변의 토지 가격이 평당 8000만엔에 육박하는 등 ‘버블 붕괴’ 이후 가라앉았던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또 한 번의 거품 신호탄인가. 아니면 부동산 신화(神話)의 부활인가.’

최근 도쿄 긴자(銀座)를 비롯한 상업지역의 토지 가격이 ‘미니 버블’을 떠올릴 만큼 급속히 오르고 있다고 일본의 시사주간지 ‘주간 아사히’ 최근호가 보도했다.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은 1996년경 평당 3500만엔(약 3억5000만원)으로 최하 수준을 기록했던 대로변 1급지의 토지가격이 최근 7000만∼8000만엔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90년대 초반 버블이 가장 심했을 때 가격은 평당 1억엔이었다.

경기 회복의 영향이 가장 크다. 기업들이 사무실과 빌딩을 짓기 위해 토지 매입에 나선 것이 가격상승을 부추겼다. 부동산 관리회사 ‘이루타스’ 관계자는 “버블이 붕괴됐던 10년 전 이맘 때 긴자에서 빌딩공사를 진행 중인 구역은 3곳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1곳에 달한다”고 말했다.

샤넬, 구치, 티파니 등 해외 명품 브랜드 업체들도 대로변에 빌딩을 짓기 위해 165억∼170억엔이라는 거금을 들여 토지를 사들이고 있다. 샤넬은 불량채권으로 속을 썩였던 다이에그룹, 구치는 재무지표를 강화하려는 긴테쓰그룹의 보유토지를 구입해 결과적으로 이들 기업에도 도움을 준 셈이 됐다.

그러나 토지 거래 활황은 전국적인 현상은 아니다. HSBC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도쿄의 경우 긴자를 비롯해 지요다, 주오, 미나토, 시부야, 신주쿠구(區) 등 기반시설이 잘 돼 있는 중심상업지역에서만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 장기금리 1.6%로 돈을 빌려서 부동산 투자를 한다고 해도 5∼6%대의 이윤창출이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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