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권효/구미市투자유치 성공기

  • 입력 2004년 5월 28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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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굴지의 유리제조업체인 일본 아사히글라스는 최근 경북 구미국가공단에 2008년까지 총 6억달러(약 7200억원)를 투자해 액정표시장치(LCD) 유리 생산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구미시로서는 고맙기 이를 데 없는 일인데도 이 회사의 와다 다카시(和田隆·59) 사장은 며칠 전 구미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히려 구미시에 “고맙다”고 감사뜻을 표시했다.

와다 사장은 “세계 각지에서 공장을 유치하려고 했지만 구미시의 유치 노력을 지켜보면서 ‘함께 사업을 해도 되겠다’는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2년 전 아사히글라스가 공장 증설을 계획하자 국내의 자치단체들은 물론 중국 대만 싱가포르 미국 등 외국의 자치단체들도 유치에 뛰어들었다. 일본에서도 5개 자치단체가 나섰다.

결국 아사히글라스가 구미를 선택한 데는 구미시 투자유치팀 직원들의 정성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유치팀은 수차례 일본으로 건너가 치밀한 홍보전을 폈다. 공장부지 무상 제공, 세금감면, 삼성전자 및 LG전자의 정보기술(IT)기반, 울진원전을 이용한 양질의 전력공급 등 구미국가공단의 장점을 적극 알렸다. 또 노사분규 걱정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구미시 직원들은 이 회사 조사단이 구미를 방문해 시내 호텔에 머무는 동안 24시간 이들의 손발이 되다시피 했다.

호텔의 직원들은 “투자유치가 중요하다지만 공무원들이 저토록 지극정성을 쏟는 모습은 처음 본다”며 “누구라도 저 정도면 감동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와다 사장은 “요즘은 세계 어디서나 단일화된 행정지원(원스톱서비스)을 제공하지만 구미시는 그 이상이었다”며 “일본 공무원들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사히글라스는 다음달 8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김관용(金寬容) 구미시장, 이의근(李義根) 경북도지사와 함께 구미공단 투자협정을 맺는다.

기업들이 국경을 뛰어넘어 사업을 하고, 또 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투자 유치에 나서는 요즘 구미시의 성공은 ‘정성과 신뢰가 가장 큰 자산’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 셈이다.

이권효 사회2부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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