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엥퍼(72) 가족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동방사회복지회에서 태어난 지 5개월된 재민군을 새 가족으로 맞아들였다. 엥퍼씨의 외동딸 리(41)가 한국 아이를 입양하기로 한 것.
엥퍼씨는 6·25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53년 1월 참전했던 퇴역 용사. 그는 양손자를 입양하기 위해 6·25전쟁 당시에 찍은 사진 30여장을 들고 50여년 만에 다시 방한했다. 이 사진은 당시로선 보기 드문 컬러 사진으로 포로 교환 장소나 시골 모습 등을 담고 있다.
엥퍼씨는 “당시 미국에서 가져온 독일제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면서 “한국의 풍경을 400장 정도 찍은 것 같다”고 말했다.
리씨 내외가 한국 아기를 입양하기로 한 것은 엥퍼씨와 한국의 인연 때문이다. 엥퍼씨는 “딸은 내가 기념으로 갖고 있던 한국 인형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한국이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재민군은 29일 출국해 미국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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