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BC “뉴스에 이라크 전사자 전원 호명"

  • 입력 2004년 4월 28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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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BC "뉴스에 이라크 전사자 전원 호명"

미국 ABC 방송은 30일 밤 뉴스 프로그램 '나이트라인'에서 이라크 전쟁에서 숨진 전사자 전원의 이름과 사진을 소개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간판 앵커인 테드 코펠이 다른 뉴스는 전혀 보도하지 않고 전사자 523명을 호명하는 것으로만 30분을 채우겠다는 것. 이름을 부르는 동안 전사자들의 나이, 고향, 계급, 소속 부대 등이 자막으로 소개된다. 이 프로그램은 뉴욕시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ABC의 전광판에서도 동시에 방영된다.

30일은 지난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의 주요 작전이 마무리됐다"며 사실상의 종전 선언을 한 날로부터 정확히 1년째인 날의 하루 전이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그램이 "모종의 의도에 따라 기획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프로듀서인 르로이 시버스는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게 되든 그것은 시청자들의 판단이라는 것. 그는 "만약 전쟁의 명분이 확실하다면 전사자가 500명이 아니라 5만명이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명분이 옳지 않다면 5명이 죽었어도 많이 죽은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1969년 6월에 발행된 라이프 잡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만 말했다. 라이프는 당시 베트남 전쟁에서 1주일 간의 전투를 통해 숨진 전사자들의 사진을 모두 게재했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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