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주 명예시민된 일본인 아사가와씨

  • 입력 2004년 4월 20일 19시 13분


“생활이 어려운 한국 학생들을 조금 도운 것뿐인데 명예시민증까지 받아 과분하게 느낍니다. 앞으로 한·일 양국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19일 오후 경북 경주시 현대호텔 다이야몬드홀에서 경주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수여받은 일본 나라(奈良)시에 거주하는 아사가와 히로시(淺川浩·70·사업)는 나름대로 보람 있는 일을 한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시수회’라는 장학회를 조직한 뒤 나라시와 자매결연을 한 경주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157명에게 1976년부터 1994년까지 1억3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또 경주지역 학생들을 나라시로 초청해 일본문물을 익히게 하고, 청소년 교류를 적극 추진하는 등 이들 도시간 교류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그는 1987년 시수회 장학생 출신으로 아버지를 일찍 잃은 전모씨(당시 26세·여)의 결혼식에 참석해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고 아버지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으며 현재까지 경주지역과 학생 및 스포츠 교류 등을 주선해오고 있다.

한편 시수회 장학금으로 학업을 마친 이들은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현재 의사와 변호사, 교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장학회인 ‘청문회’를 설립해 경주지역의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고 있다.

아사가와씨는 “시수회 1회 장학생이 벌써 50대가 되고 장학생 중 상당수가 한국 사회에서 인정받는 인물이 됐다니 감개무량하다”며 “명예시민이 된 만큼 여생 동안 경주를 보다 자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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