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지난달 28일 “국가의 존엄과 주권 평등으로 볼 때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 아니다”고 선언했다. 천 총통은 이날 1947년 중국 대륙에서 패퇴한 국민당 정권이 대만 원주민 2만여명을 학살한 ‘2·28사건’ 57주년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대만인이 대만의 주인이 된 것은 무수한 선열들의 희생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만은 (중국 대륙의 일부분이 아닌) 해양국가”라고 강조해 중국을 자극했다. 집권 민진당은 이날 100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28사건을 기념하는 남북 500km의 인간띠 행사를 갖고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미사일에 항의하는 사상 최대의 반중 시위를 벌였다. 이날 행사는 20일 실시되는 총통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천 총통이 대만 원주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민진당이 주최한 2·28 인간띠 행사에 대해 “역사를 왜곡해 대만 민중을 서로 대립하게 만들고 양안 관계의 긴장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한편 한국 외교통상부는 천 총통이 총통 선거에서 국민투표 실시를 강행하려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양안 관계의 긴장을 초래할 수 있는 최근의 새로운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계속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평은 대만의 국민투표 실시와 관련해 처음으로 우리 정부의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