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끝없는 테러 악몽’…체첸반군 “희생자 계속 늘 것”

  • 입력 2004년 2월 8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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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이어지는 테러… 체첸사태의 끝이 안 보인다.”

6일 체첸반군이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모스크바 지하철 폭탄테러의 희생자는 사망 39명, 부상 134명으로 늘어났다. 96년 이후 체첸사태와 관련된 테러로 지금까지 사망자는 429명, 부상자는 480명.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강경 대응을 고집하고 있어 유혈 사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40차 국제안보회의(ISC) 연설에서 “이번 사건은 3월 대통령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것”이라며 “테러범과는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군의 추가 테러 우려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보안 당국은 특히 “1944년 구소련이 체첸인 전체를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던 25일을 전후해 대규모 테러가 예상된다”며 긴장하고 있다.

체첸망명정부의 아흐메드 자카예프 특사는 “러시아가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계속 희생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강경한 대체첸 정책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여론 지지는 여전하다. 그러나 이번 테러를 계기로 서방과 일부 야당의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은 ISC에서 푸틴 대통령의 체첸 정책을 강경한 어조로 비난했다.

러시아 야당인 우파연합 지도자인 이리나 하카마다도 “이번 테러는 푸틴 정부의 대(對)체첸 정책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테러가 계속되면 러시아의 대외 이미지가 악화되고 외국자본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등 경제적 파장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6일 러시아 주가지수는 1.58%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를 여행하는 자국민에게 경계경보를 내렸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체첸 관련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주요 테러 일지▼

2004.2 지하철 폭탄 테러. 39명 사망

2003.12 나치오날 호텔 인근 자폭 테러. 5명 사망

2003.7 야외 콘서트장 자폭 테러. 14명 사망

2002.10 뮤지컬 극장 인질극. 170명 사망

2000.8 중심가 지하도 폭탄 테러. 1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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