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스파이' 일본인, 미국으로 인도

  • 입력 2004년 2월 3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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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병에 관한 유전자 정보 등을 근무처인 미국 병원에서 일본으로 빼돌린 '유전자 스파이'가 미국으로 넘겨질 전망이다. 경제활동에 관한 스파이 활동 혐의로 일본인이 미국에 인도되는 것은 첫 사례가 된다.

3일 아사히 등 언론매체에 따르면 일본 고검은 미국의 신병인도 요청을 받아들여 일본 이(理)화학연구소 전직 연구원 오카모토 다카시(岡本卓·43)씨를 2일 구속하고 혐의자 의견 진술 등 인도 절차에 들어갔다.

오카모토씨는 1999년 미국 클리블랜드 병원재단에서 근무할 때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DNA 샘플, 세포기능 보유 여부를 구별하는 시약, 연구업적 등을 빼돌려 일본의 이화학연구소에 넘겼다.

미 연방 대배심원은 2001년 5월 경제 스파이 활동으로 판단해 그를 기소됐다. 이어 2002년 3월에는 일본 사법당국에 그의 신병을 인도해주도록 요청했다.

그한테서 시료 등을 넘겨받아 일시 보관했던 일본의 대학교수는 지난해 5월 미국 클리블랜드연방 1심에서 공범으로 유죄가 인정돼 보호관찰 3년, 벌금 500달러의 판결을 받았다.

오카모토씨는 "자유롭게 처분해도 될 것이라고 여겨 시료 등을 일본에 가져왔을 뿐"이라며 스파이 활동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공범의 유죄 판결 등 정황으로 보아 신병이 인도될 것이 확실하다고 일본 언론매체들이 전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문부과학성 산하 특수법인으로 물리, 화학, 생물학, 의학 등 다양한 자연과학 분야에 걸쳐 최첨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연구기관이다. 인간게놈 프로젝트 등 유전자 연구 분야에서도 많은 실적을 기록했으며 알츠하이머병 연구는 1997년 병설기관으로 설립된 뇌과학종합연구센터를 통해 실시하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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