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동생, 장쩌민 아들 회사와 스톡옵션 계약 파문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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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막내동생 닐 부시(48·사진)가 200만달러(약 24억원)어치의 스톡옵션을 받고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이 공동설립자로 있는 ‘그레이스 반도체’와 컨설팅 계약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공개된 법정 문서에서 닐씨는 그레이스 반도체에 ‘경영전략과 정책, 관련업계의 최신 정보와 동향을 비롯해 기타 전문화된 조언을 제공하는’ 대가로 매년 40만달러씩 5년에 걸쳐 모두 200만달러의 스톡옵션을 받는 계약을 2002년 8월 체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닐씨가 반도체 관련 전문지식이 전혀 없다는 점. 휴스턴 크로니클 등 미 언론들은 그레이스 반도체가 거액을 주고 닐씨에게 컨설팅을 의뢰한 것은 ‘영향력을 사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언론들은 부시 행정부가 중국 기업을 의식해 미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이 문제는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은 닐씨가 부인 섀런 부시와의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들은 닐씨의 외도 때문에 4월 합의 이혼했으며 위자료 문제로 재판을 벌여 왔다.

닐씨는 3월 재판 도중 섀런씨의 변호사 마셜 데이비스 브라운이 “당신은 반도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지 않느나”고 묻자 “맞다”고 답했다. 이어 브라운씨가 “당신은 200만달러를 받을 만한 사업 경험이 없지 않느나”고 묻자 닐씨는 “아직 200만달러를 받지 못했지만 다년간 아시아 기업에 대한 컨설팅 경험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닐씨는 또 과거 아시아기업 컨설팅을 위해 태국과 홍콩을 방문했을 때 수차례에 걸쳐 성(性)향응도 제공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닐씨는 재판에서 “호텔방으로 찾아온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졌으며, 돈을 요구하지 않아 창녀인줄 몰랐다”고 인정했다.

그레이스 반도체는 장 주석의 아들 장찬헝(江綿恒)과 대만 최대기업 포모사 그룹 왕융칭(王永慶) 회장의 아들인 윈스턴 웡이 2000년 상하이에 설립했으며 9월 반도체 생산을 시작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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