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군 빨치산式 조직화… 美軍 2차 소탕작전 개시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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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저항세력이 전국적으로 연계된 ‘빨치산식’ 게릴라전을 벌이기 시작한 데 이어 해외신문과 방송을 통해 미국의 동맹국들의 지원을 차단하려는 심리전까지 벌이고 나서는 등 갈수록 체계화 조직화되고 있다. 산발적으로 벌어지던 저항세력의 테러공격과는 차원이 다른 양상이다. 전쟁 초 미국의 공격으로 와해된 저항세력이 상당부분 조직을 재건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후세인의 녹음 테이프=미군의 추적을 비웃듯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육성 테이프가 16일 또 공개됐다. 아랍어 위성채널 알 아라비야 TV가 공개한 이 목소리는 “미군과 동맹국들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며 “점령군의 사악한 의도에 맞서 강력한 성전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공개된 것은 4월 9일 그가 종적을 감춘 이후 벌써 9번째. 이 목소리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거짓말쟁이’, 백악관을 ‘흑악관(Black House)’이라고 비꼬았다.

알 카에다는 아랍계 일간 알 쿠즈 알 아라비에 보낸 e메일 성명에서 “미국에서도 테러 계획이 있으며 범죄자 부시 대통령과 그 추종자 영국 이탈리아 호주 일본을 겨냥한 추가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급한 美, 인구82만 피지에도 파병요청▼

▽독 오른 미군=미군은 16일 이라크 중북부를 중심으로 ‘제2차 담쟁이덩굴 회오리바람(ivy cyclone Ⅱ)’ 작전에 돌입했다.

이 작전은 북부 모술에서 지상교전을 지원하던 블랙호크 헬기 2대가 미사일 공격을 피하다 충돌해 22명이 사상하는 최악의 참사 직후 시작됐다.

미군은 작전의 신호탄으로 이날 정오 키르쿠크 서쪽 25km 지점 반군세력 근거지로 추정되는 곳에 위성유도 방식의 전술미사일(ATACS) 1기를 발사했다. 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5월 ‘종전 선언’ 이후 처음이다.

소탕작전에 나선 미군 주도의 연합군은 17일 반미 공격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라크 저항세력 지도자 1명을 포함해 최소한 50명의 이라크인을 체포했으며 후세인 잔당으로 보이는 6명을 사살했다.

폴 브리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은 이날도 “우리는 황급히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빨치산 전법 구사하는 저항세력=그러나 저항세력과의 ‘2차 전쟁’은 장기화될 조짐이 완연하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16일자)에서 이라크 저항세력이 조직화된 군대형태로 변모하는 데다 빨치산 전법을 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총과 휴대용 로켓발사기 등을 쓰다가 최근에는 박격포, 로켓 및 원격조정 폭탄을 사용하는 등 공격 방법이 진화하고 있으며 미군이 폐기한 무기를 약탈해 이용하고, 체포를 피해 마을에 숨어 지내는 등 빨치산 행세를 해 검거가 어렵다는 것.

한편 다국적군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은 최근 인구 82만명의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도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AFP통신은 데이비드 라이언 피지 주재 미국 대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피지가 이라크 평화유지 임무를 위해 병력을 파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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