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지사님께 망둥이가 답합니다” 아사히 이색 社說

  • 입력 2003년 9월 28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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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라 신타로 지사님께 보내는 망둥이의 답장.’

일본 아사히신문 28일자 조간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 도지사에게 보내는 편지 형태의 이색적인 사설을 게재했다.

이시하라 도지사는 최근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외무성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심의관의 집 주차장에서 폭발물이 발견되자 “당연한 일”이라고 폭언을 했다. 테러를 용인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거세자 그는 25일 “이야기될 만한 말 몇 마디를 쫓아다니는 바보 같은 언론이 내가 던진 미끼를 망둥이처럼 삼킨 것”이라고 되받았다.

아사히신문의 사설은 ‘망둥이’로 비하된 언론사측의 답장 형식으로 그의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사설은 “아직 발언을 취소하거나 사죄하지 않는 것을 보면 생각에 변함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그런 발언이 범인이나 폭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갖게 해준 것은 틀림없다”고 꼬집었다. 또 대북 수교를 위한 외무성 외교를 ‘매국’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북-일 정상회담 직전 당신은 정상회담을 ‘매우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고 상기시켰다.

이와 함께 다나카 심의관이 총리의 의견을 무시하고 멋대로 대북 외교를 펼쳤다는 억지를 펴고 있는 데 대해 “다나카씨를 중용한 책임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라면서 “(다나카 중용이) 납득되지 않는다면 당당하게 고이즈미 총리를 비판하라”고 주문했다.

아사히신문 사설은 “쓸데없이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언동을 그만두고 주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전념하는 것이 지사의 가장 큰 임무”라고 일침을 놓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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