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이 - 쿠사이 시신 공개 비윤리적”

  • 입력 2003년 7월 25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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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24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와 차남 쿠사이의 참혹한 시신 사진을 공개한데 대해 25일 미국과 아랍권 등에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고 후세인 추종 세력은 보복을 다짐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CNN 등 미 언론들은 “미국이 직접적인 비난을 피하기 위해 연합국 임시기구(CPA)를 통해 사진을 공개했으나 그렇다면 적군도 살해한 미군의 시신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많은 미국인들이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수십년간 적군의 시신을 공개하지 않는 관행을 지켜왔으며, 이라크전쟁 기간에 아랍 방송사들이 숨진 미군 사진을 방영했을 때 거세게 항의한 바 있다.

제네바협약에 따르면 전쟁포로나 살해된 적군 시신의 공개는 금지돼 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AI)는 “두 사람은 그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진 공개가 제네바협약 위반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후세인 정권은 수십년 동안 권력을 잡았고 이라크 국민들은 여전히 그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사악한 두 핵심 인물의 죽음을 확인하는 것은 이라크인들이 미래를 향해 새 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후세인 정권 시절의 민병대 조직인 사담 페다인 요원들은 이날 복면을 한 채 알 아라비야방송에 출연, 보복을 다짐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대미(對美) 결사 항전을 결의했다. 한편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24일 “지금까지 이라크에 19개국이 병력을 파견했고 15개국이 파병에 동의했지만 이렇게 모인 2만∼3만명의 병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미국은 파키스탄 및 터키와 파병을 협의 중이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도 파병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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