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韓中 탁구커플' 김승환-궈팡팡 선수

  • 입력 2003년 5월 30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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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한중 핑퐁커플’로 화제가 되고 있는 김승환(오른쪽)과 궈팡팡이 라켓을 들고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연합
두 번째 ‘한중 핑퐁커플’로 화제가 되고 있는 김승환(오른쪽)과 궈팡팡이 라켓을 들고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연합
“승환씨가 빨리 결혼식을 올리자고 조르지만 아직 홍콩에 정리할 일이 많이 남아있어서요…. 하지만 지난달 8일 한국과 중국에서 혼인신고를 했기 때문에 사실 우리는 정식 부부나 다름없어요.”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제2의 한중 핑퐁 커플’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홍콩여자탁구대표팀의 궈팡팡(22)이 1주일 휴가를 얻어 30일 한국에 왔다. 예비신랑 김승환(24·포스데이타)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궈팡팡은 “나도 빨리 결혼식을 올리고 싶지만 몇 개월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며 “결혼 후에는 한국 실업팀에서 계속 운동을 하고 싶으며 승환씨와 짝을 이뤄 혼합복식 경기에도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승환과 궈팡팡은 안재형(한국체육대 감독)-자오즈민 부부에 이은 두 번째 ‘한중 탁구커플’. 두 사람이 결혼 후 짝을 이뤄 경기에 출전할 경우 국내 최초의 부부 탁구선수가 탄생하게 된다.

김승환과 궈팡팡이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6월 베트남오픈 탁구선수권대회 때. 김승환은 친한 싱가포르 선수를 통해 궈팡팡을 소개 받았고 이후 둘은 대회 때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랑을 가꿔 왔다. 궈팡팡은 무남독녀. 김승환은 그동안 몇 차례 중국 난징을 방문해 귀한 딸을 배필로 삼게 해준 궈팡팡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고 궈팡팡 역시 한국에 올 때면 경기 양평군의 김승환 본가에 머물면서 예비 시부모와 정을 쌓아왔다.

궈팡팡은 아직 한국말을 거의 못하지만 김승환은 독학으로 2년간 중국어를 공부해 의사소통에는 별 문제가 없다. 김승환은 “열심히 훈련해서 결혼 전 국가대표팀에 들어가겠다. 궈팡팡이 홍콩 대표선수이니 나도 태극마크를 달아야 격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펜홀더 전진 드라이브형으로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164위의 김승환과 셰이크핸드 전진 속공형에 ITTF 랭킹 62위인 궈팡팡.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이 핑퐁커플은 “결혼한 뒤에도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 함께 출전해 금메달을 딸 때까지 라켓을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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