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에 核시설을"…美칼즈배드 "일자리 창출"

  • 입력 2003년 5월 21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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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우리 마을에 핵 시설을 지어주세요.”

핵폐기장이나 핵발전소 후보지로 선정되는 마을에서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국 뉴멕시코주 칼즈배드 주민들은 핵 시설 도입을 위해 워싱턴에 로비스트까지 고용, 대대적 유치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0일 보도했다.

칼즈배드는 핵 시설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수소폭탄 발화제로 사용되는 플루토늄 핵 방아쇠 장치를 생산하는 이 공장이 2020년 완공되면 1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가 2만5000명에 불과한 칼즈배드로서는 ‘노다지’인 셈이다.

이 마을에는 88년 세계 최초의 지하 핵폐기시설이 건설된 바 있다. 당초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믿음이 확산되면서 현재는 이 마을 노동인력의 25%가 핵폐기물 하치장에서 생업을 이어갈 정도로 지역 경제에 공헌이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드는 폐기시설 시찰단 덕분에 관광수익도 적지 않다.

물론 이곳에도 반대운동을 펴는 사람도 있다. 은퇴한 전직 목사 진 허바우를 비롯한 7명은 유치 반대 활동을 펴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애국심과 폭탄을 신의 뜻과 결부시키지만 우리는 그렇게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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