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러 마피아는 군장성 살해용의자"

  • 입력 2003년 4월 22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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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부산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한 러시아 극동의 마피아 조직 야쿠트파 두목 바실리 나우모프(54)가 지난해 러시아 국경수비대 장성을 살해한 혐의로 그동안 공안당국의 추적을 받아왔음이 드러났다.

보리스 그리즐로프 러시아 내무장관은 21일 극동지역을 긴급 방문한 자리에서 "나우모프는 지난해 5월 사할린 국경수비대 책임자인 발레리 가모프 장군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고 밝혔다. 가모프 장군은 자신의 관사 아파트에서 화염병 공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부인도 중상을 입었다.

극동 일대의 수산물 밀수 조직 중 가장 영향력이 커 현지에서 '르이브니이 카롤(생선왕)'로 불리는 나우모프는 국경수비대의 단속이 심해지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가모프 장군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사가 진행되자 일본으로 탈출했다가 지난해 12월 한국에 잠입했다. 부산에서 함께 총격을 받은 니콜라이 그보즈드(39)는 나우모프의 '오른팔'로 알려졌다.

나우모프는 지난해 11월 동해에서 일어난 러시아 트롤망어선인 툴룬호(號)납치 사건에도 관련돼 있다고 러시아 일간 브레먀 노보스테이가 보도했다. 툴룬은 당초 해적에게 납치된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 태평양함대와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나 결국 러시아 수산회사들끼리의 분쟁 끝에 일어난 사건으로 밝혀졌다.

블라디보스톡과 유즈노사할린스크 등을 방문한 그리즐로프 장관은 "극동지역이 러시아 내에서 치안이 가장 불안하다"며 현지 경찰관계자들을 질책했다. 그리즐로프 장관은 "지난해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한 극동 마가단 주(州)의 발렌틴 츠베트코프 주지사 살해사건도 극동지역의 수산물 이권을 둘러싼 분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리즐로프 장관은 관영 러시아 방송과의 회견에서 "모든 것은 생선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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