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정권 살해 정치범 1000구 묻힌 비밀묘역 발견

  • 입력 2003년 4월 22일 0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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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외곽의 한 공동묘지 안에서 사담 후세인 정권이 살해한 정치범 시신 약 1000구가 매장돼 있는 비밀 묘지 구역이 발견됐다고 21일 AFP통신이 전했다.

바그다드 도심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있는 알 카라 공동묘지의 관리인인 모히미드 아스와드는 이날 AFP와의 회견에서 “한 번에 10∼15명의 시신이 인근 아부그라입 교도소에서 실려 왔으며 우리가 직접 그들을 매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모두 정치범으로 현재까지 모두 993구를 묻었으며, 가장 최근의 시신은 비밀경찰이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묘지에서 근무하는 모하마드 모샨 모하마드도 “최근 3년간 교도소에서 실려 온 시신들은 대부분 15∼30세의 젊은 사람으로 군복 입은 시신은 총살당한 흔적이, 민간인 시신은 교수형을 당한 흔적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비밀 묘역은 일반 묘역과 구분돼 2m가량의 담장으로 둘러쳐져 있으며 그 안의 무덤에는 비석 없이 쇠막대기에 숫자가 적힌 녹슨 양철깡통이 걸려 있다. 상당수 무덤은 야생동물들이 파헤쳐 해골이 드러나 있다.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이곳에는 사라진 가족을 찾으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번호만 적혀 있는 무덤들을 보고 낙담한 채 돌아간다. “비밀경찰이 처형자들에게 붙인 번호를 파악하면 시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아스와드씨는 말했다.

아스와드씨는 “바그다드 내에는 이 같은 비밀묘지가 딸린 공동묘지가 5곳이 더 있으며, 비밀묘지에 묻힌 시신은 줄잡아 6000명가량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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