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으로 시라크 인기 폭발

  • 입력 2003년 3월 28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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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의 최대 수혜자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집권 1기에 사상 최저에 가까운 지지도 하락을 겪었던 시라크 대통령이 '반전 투사'의 이미지로 프랑스 국민을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여론조사기관 CSA의 최근 조사 결과 시라크 대통령 지지도가 7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27일 보도했다. 1960년 2월과 5월 샤를 드골 당시 대통령이 기록한 74%를 근소한 차이로 앞지른 것.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29일자)에서 프랑스의 대미(對美) 외교와 관련, 드골 전 대통령과 시라크 대통령이 닮은 꼴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목적이 무엇이고 또 얼마나 강력하건 간에 아시아인들이 미국의 규칙을 따를 것 같지는 않다. 즉 군사적인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프랑스의 확신이다."

'아시아'를 '이라크'로만 바꾸면 그대로 시라크 대통령이 갖다 써도 될 듯한 이 발언은 1966년 드골 대통령이 미국의 베트남 정책을 공격하며 한 연설의 일부다. 지난달 시라크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터키를 돕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드골 전대통령이 1966년 NATO의 군사력 사용을 막은 것과 비슷하다. 미국의 레스토랑들은 드골 시대에 그랬듯이 프랑스 와인들을 내다 버리고 있다.

프랑스의 반미 외교가 이라크 전후복구 시장에서의 소외 등 프랑스 경제에 악영향을 줘 시라크 대통령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당장 2004년에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부시 대통령에 비하면 2007년까지 시간이 있는 시라크 대통령은 여유가 있다"고 전했다. 또 "어쨌든 린든 존슨 전 미국 대통령보다 드골 전 프랑스 대통령이 (베트남전과 관련해) 더 좋게 기억되고 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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