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인터뷰 "테러에서 손뗐다"

  • 입력 2003년 1월 12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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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다음으로 '손 볼' 국가 지도자가 있다면 무하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 통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88년 미국 팬 암 여객기 폭파 사건의 배후로 손꼽히는 '테러 지도자'다. 게다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를 대신 숨겨주고 있으며, 후세인 일가의 망명지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러나 뉴스위크 최신호(20일자)는 최근 그와의 독점 인터뷰를 통해 그가 "이같은 의혹들을 완전히 부정했으며 알 카에다 소탕을 위해 미국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다음은 '과거의 악의 얼굴'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요약.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슬람 세계에선 예언자로 통한다. 하지만 우리에겐 위협이 되고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는 이 지역 어떤 정부에게도 위협이다. 알 카에다는 나를 암살하려고 한 적도 있다. 미국이 이들이 활개칠 이유를 제공하고 있다.

-당신은 알 카에다에 대한 정보들을 미국에게 주고 있다던데?

-리비아와 미국은 정보들을 교환하고 있다. 미국 영국 내에는 리비아 출신 테러리스트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일소할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당신 아들이 서방에 대한 그런 협조는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던데?

-아니다.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협조는 철회할 수 없다.

-사담 후세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그를 잘 안다. 그는 합리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그는 현재 서방에 위협이 되지 않고 있다. 나는 사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점들이 있다. 이란이나 쿠웨이트와의 전쟁이 그렇고,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을 공격한 것이 그렇다. 나는 쿠르드족을 지원하고 있다.

-당신이 사담 일가의 피난처를 리비아에 마련해준다던데?

-그런 걸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그의 가족은 이라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미국이 공격한다면 사담 일가는 어디서도 피난처를 찾지 못할 것이다.

-사담에 대해 충고할 게 있다면?

-그는 사찰단에 대해 국가의 모든 걸 개방했다. 그가 뭘 더 할 수 있단 말인가. (미국이 더 몰아붙이면) 그는 벽을 등진채 싸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리비아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다던데?

-그는 미쳤다. 그는 미국을 등에 엎으려고만 한다. 우리는 그가 미국 대통령이 안된 게 유감이다. 우리는 대량살상무기를 가질 필요가 없다. 개발할 돈도 없다.

-당신은 80년대 국제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왔는데?

-테러가 아니라 제3세계 해방 운동의 지도자였다. 넬슨 만델라, 삼 누조마를 지원했다. 이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의 대통령이 돼 미국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지 않았나.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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