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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2월 4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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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한 여행사가 최근 인권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테마여행 상품을 개발했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3일 ‘페름투어’라는 여행사가 1987년 폐쇄된 후 폐허가 된 러시아 중부 우랄산맥 인근의 페름강제노동수용소를 수리한 뒤 1박2일짜리 관광상품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페름주(州)에 있는 정치탄압사(史) 박물관장이며 이 상품 개발에 참여한 타티아나 쿠르시나(여)는 “수용소 건물에서 죄수들이 먹던 음식을 맛보면서 암울했던 시절 이곳에 짐승처럼 갇혀 있던 정치범들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직접 느껴볼 수 있다”고 말했다.
1946년 설치돼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던 악명 높은 페름수용소는 저명한 인권운동가인 세르게이 카발료프 전 러시아 하원의원과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지금은 이스라엘 정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나탄 샤린스키 이스라엘 부총리 등 대표적인 옛 소련 반체제 인사들이 거쳐갔다.
이 상품이 상업적으로 얼마나 성공할지는 미지수지만 과거 이곳에 갇혀 있던 인사들과 인권운동가들은 “관광객들이 끔찍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자유와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