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에 달린 北美간 '다른 미래'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26분


엊그제 나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對北) 성명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마디로 북한이 장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핵무기 개발계획 포기뿐이라는 것이다.

12월분 중유 제공을 중단하는 등 국제사회의 강경 대응 방침이 확인된 직후에 나온 이번 성명은 미국이 북한에 제시한 마지막 선택의 기회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결코 원치 않고 있으며 이 지역의 항구적인 평화를 원한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성명을 새겨듣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미국은 북한과 ‘다른 미래’를 희망하고 있으며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만약 북한이 우리의 장기적인 우려에 답한다면 북한 주민의 삶을 상당 정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조치를 준비했다”는 언급도 있었다. 북한이 미국과 ‘다른 미래’를 갖게 되고 이로 인해 북한 주민 삶의 질이 개선된다면 선택을 마다할 이유가 무엇인가. 북-미 관계가 개선된다면 그것은 양국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제는 북한이 대답할 차례다. 부시 대통령은 과거에도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두 차례나 천명했지만 대통령 특별성명 형식으로 나온 이번 발언은 사실상 불가침조약에 준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국제사회 앞에서 자발적으로 말한 약속인 만큼 그 구속력은 절대적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종전의 불가침조약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이 자신의 체제를 보장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체제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엊그제 방한한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지금도 북한 주민 640만명이 굶주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을 배고픔에서 구제하고 북한 사회를 ‘다른 미래’로 이끌 기회가 지금 북한 지도부 앞에 놓여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바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