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마민족 日지배설' 주장 고고학자 에가미 별세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22분


대륙으로부터 일본에 건너 온 기마민족이 고대 일본의 지배층이 됐다는 이른바 기마민족설의 주창자인 고고학자 에가미 나미오(江上波夫·사진)가 96세를 일기로 11일 사망했다.

그는 1948년 규슈(九州)지역의 유물을 집중 분석한 끝에 유라시아의 북방계인 기마민족이 남하해 일본에 새로운 왕조를 세웠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기마민족설은 그 이전까지 천황중심으로 해석돼 온 야마토(大和)조정의 뿌리가 북방에서 건너온 지배자들이라는 새로운 학설로 전후 일본 사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본 기원의 지평을 대륙까지 확장시켰다는 그의 학설은 2차 세계대전의 패전을 딛고 일어서려는 일본 국민으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마민족설이 나오게 된 것은 당시 ‘민족학 연구’라는 책을 발간하던 출판사측이 재정난을 겪게 되자, 에가미씨가 동료 사학자들과 함께 팔릴 수 있는 논문을 만들어 보자며 제안한 게 계기가 됐다.

기마민족설은 일본의 민속, 역사학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 왔으나 에가미씨는 그때마다 자신의 학설을 꾸준히 보완해 왔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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