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공격에 유엔승인 필요없다"

  • 입력 2002년 11월 11일 09시 53분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10일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유엔 승인 없이도 즉각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NBC 방송에 나와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프로그램을 준수 하지 않을 경우, 유엔이 만나서 논의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취할 행동에 대해 유엔의 승인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유엔 결의안은 이라크가 무기사찰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유엔 결의안의 '무력 사용' 조항에 대해서는 나라별로 해석이 다르다. 미국 영국 호주 등은 새 결의안에 바탕해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프랑스 러시아 3국은 새 결의안이 채택된 8일 공동성명을 내고 "새 결의안은 무력 사용에 여하한 자동성도 배제하고 있다"고 전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과 비슷한 경고 발언들을 쏟아냈다.

파월 장관은 "유엔이 군사행동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권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유엔 결의 없이 군사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라이스 안보보좌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민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 의회가 부여한 권한을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하고 "우리는 이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 무기사찰에 협력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표명하면서 독재자인 후세인 대통령이 유엔 결의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회를 소집한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8일 이라크의 전면적인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함에 따라 이라크는 결의안 통과 후 7일 내(15일까지)에 수락 여부를 밝히고 30일 내에 생화학무기,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실태를 유엔사찰단에 보고해야 한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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