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美패스트푸드 업체의 미래는…

  • 입력 2002년 10월 2일 18시 50분


값싸고 빠르다는 장점으로 세계를 지배한 맥도널드 등 거대 패스트푸드 체인들이 건강식이 각광받을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소비자의 건강식 선호에 따라 기존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으며 새로운 건강식 체인업체들이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주 등지에서는 소다음료 대신 자연음료나 과일주스, 잡곡빵, 요거트 등을 내놓는 지역별 체인들이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심상찮은 시장 변화를 감지한 거대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긴급 방어에 나섰다. 맥도널드는 지난달 초 튀김 기름에서 심장병 유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포화지방산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맥도널드는 비만 유발 등 건강 관련 소송과 논쟁에 휘말려 실적이 저하되고 주가도 7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시장 점유 2, 3위 체인인 버거킹과 웬디스도 야채버거와 샐러드 등 건강 메뉴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맥도널드는 “미국은 변하고 있으며 우리도 그 변화에 발맞춰가겠다”고 선언하는 한편으로 건강식 체인 업체들이 갖고 있는 약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건강식 세트메뉴는 패스트푸드보다 3달러 정도 비싼데다 기름진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입맛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도 쉽지 않다는 게 그 근거. 80년대 중반 건강식을 내세워 미국 내 100여개 점포를 확보했던 ‘디라이트’는 맛없다는 인식 때문에 파산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USA투데이는 “과거에는 지방을 줄이면서도 맛을 유지하는 기술이 없어서 그랬지만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면서 “새로운 주자에게 기회가 왔다”고 전했다. 특히 건강식 이미지 마케팅으로 미국 내에 맥도널드보다 많은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는 샌드위치 전문업체 ‘서브웨이’의 성공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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