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핵무기 사용능력 없다"

  • 입력 2002년 9월 9일 13시 47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이라크가 화학무기나 핵무기 생산을 재개할 수는 있겠지만 이들 무기를 실제로 전쟁에 투입할 능력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8일 보도했다.

타임은 인터넷에 올린 9일자 최신호에 `우리는 전쟁 태세가 돼 있는가'라는 제목의 이라크 관련 특집을 싣고 이라크는 소량의 화학무기 생산을 몇 주일 또는 몇달 안에 재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CIA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그러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화학무기를 새로 비축한다 해도 여전히 실전 투입에 따르는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라크가 자체 국경 밖으로 화학무기를 운반할 장치를 개발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원자력 및 정보 당국은 후세인 대통령이 걸프전 이전에 독일 과학자들에게 대가를 지급하고 도움을 받아 조립한 원심분리기 수 백개 중 일부를 아직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으나 외국의 지원 아래 원심분리기 12개를 하루 24시간 가동해도 5년 안에 핵폭탄 한 개를 만드는 데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추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타임은 전했다.

이 주간지는 후세인 대통령이 옛 소련권의 암시장에서 농축 우라늄을 훔치거나 구입하는 방법으로 핵무기 제조를 앞당길 수도 있으나 아직은 성공하지 못했으며 성공한다면 과거 일본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수준의 초보 핵폭탄을 손에 넣을수 있다는 게 미국 정보 당국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타임은 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이 핵폭탄 한 두개를 갖고 있어도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경고와는 달리 중동을 지배하거나 미국을 협박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타임은 최근 이라크의 재래식 전력이 낙후되고 사기가 떨어져 다른 나라를 침공할 능력이 없고 핵무기 사용을 감행한다면 미국을 자극해 후세인 대통령 스스로 파멸을 자초할 것으로 이해되고 있어 핵무기 위협도 위력이 반감되고 있다는 점을 이러한 추론의 근거로 제시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