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년전 猿人화석 진위논쟁…佛학자 “고릴라 것” 주장

  • 입력 2002년 7월 14일 18시 31분


최근 ‘인류의 조상’으로 발표된 700만년 전의 두개골 화석을 놓고 고릴라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학계에 논쟁이 일고 있다.

프랑스 국립역사박물관의 브리지트 스뉘 박사는 1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이른바 ‘투마이 원인(猿人) 화석’은 인류의 조상이 아니라 선사시대 고릴라 암컷의 화석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투마이 화석’은 프랑스 푸아티에 대학의 미셸 브뤼네 교수가 아프리카 차드 북부 두라브 사막에서 발굴해 11일 발표한 두개골과 아래턱, 이빨 화석. 인류의 역사를 100만년 이상 앞당겼으며, 인류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스뉘 박사는 “두개골의 얼굴이 짧고 송곳니가 작은 점은 암컷임을 가리키는 것으로 직립보행한 원인이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며 “후두부 등의 특징으로 미뤄 고릴라 암컷을 더욱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콜레주 드 프랑스 대학의 이브 코탕 교수도 “문제의 화석은 앞부분은 인류 이전 동물로, 뒷부분은 대형 원숭이로 보이는 등 모호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브뤼네 박사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갖고 “영국의 과학학술지 ‘네이처’가 자신의 논문을 싣기에 앞서 세계적인 전문가 5명의 견해를 듣는 등 충분히 검증 작업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아프리카 케냐에서 인류 조상의 것으로 보이는 600만년 전의 화석을 발견한 당사자가 스뉘 박사라는 점에서 그가 자신이 발견한 것보다 앞선 것으로 보이는 화석을 깎아 내리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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