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해냈다” 日도 열광

  • 입력 2002년 6월 14일 17시 55분


모리시마가 첫골을 넣은후 환호하고 있다
모리시마가 첫골을 넣은후 환호하고 있다

“해냈습니다. 일본, 드디어 해냈습니다. 그날이 드디어 왔습니다.”

14일 오후 조별리그 마지막인 튀니지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해 결승토너먼트 진출을 결정지은 순간, 중계방송을 하던 아나운서는 목이 메어 외쳤다. 이날 월드컵 출전 두 번째 만에 16강에 진출한 일본 열도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토요일을 쉬는 일본에서는 사실상 금요일이 주말. 게임이 끝난 시간이 마침 퇴근시간과 겹쳐 전국 주요 도시의 번화가는 승리의 기쁨에 취해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과 직장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4일 표정  일본 vs 튀니지 화보 벨기에 vs 러시아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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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열린 오사카(大阪)의 번화가 도톤보리(道頓堀)에 있는 다리 위에는 수천명의 서포터스가 모여 있다가 일본팀이 골을 넣을 때마다 수십명씩 물속으로 뛰어들며 기쁨을 표시했다.

또 도쿄(東京)의 유흥가인 가부키(歌舞伎)와 롯폰기(六本木), 젊은이들의 거리 시부야(澁谷)에도 수천명에서 수만명이 넘는 서포터스가 몰려 나와 도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한때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방송들은 헬기를 동원해 이들이 모여 ‘닛폰, 닛폰’을 외치는 모습을 현장중계했다. 이곳의 서포터스는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일장기를 흔들고 돌아다니며 밤늦게까지 승리를 자축했다.

일본 신문과 방송들은 “조1위로 올라가면 터키, 조2위로 올라가면 브라질과 붙게 되어 있다. 1위로 올라가 터키와 싸우는 것이 유리하다”며 일찍부터 튀니지전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상대방을 얕보면 안된다”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낙승을 거둔 것.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은 16강 진출을 결정지은 뒤 “이 푸른 열기를 보라. 대단히 중요한 시기에 선수들이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며 “오늘 일본 축구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썼다”고 기뻐했다. 3년반 동안 일본 대표팀을 이끌어온 그는 이제 일본 최고의 명사가 됐다.

그러나 트루시에 감독은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들은 아직 피곤하지 않다. 계속해서 싸워 나간다”며 결승토너먼트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선수들도 한결같이 “결승토너먼트 진출은 대단히 기쁜 일이긴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며 의욕을 보였다. 일본에서는 18일 미야기(宮城)에서 벌어지는 터키전에서도 승리해 8강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확산되고 있다.

여유를 갖게 된 일본은 공동개최국 한국의 결승토너먼트 진출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방송들은 이날 일본 경기가 끝난뒤 서울을 위성으로 연결해 서울시청 앞에 운집한 ‘붉은 악마’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한국도 승리할 수 있다는 의지에 불타고 있다”고 전했다. 아나운서와 해설자들은 “한국도 반드시 이겨서 함께 결승토너먼트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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