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육로 통해 월드컵참관 협의”…中 외교부장 밝혀

  • 입력 2002년 3월 6일 21시 53분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 축구팬들이 북한의 육로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가 월드컵을 관람하는 문제를 3개국 관련 당사자들이 협의 중이라고 6일 밝혔다. 탕 부장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 축구팬들이 육로로 북한을 경유해 한국으로 들어가 월드컵을 관람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본인은 이 문제에 아주 관심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탕 부장은 “여행업계를 포함한 3개국 관련 당사자들이 이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말하고 “일본도 관련이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으나 협상에 구체적 진전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탕 부장은 지난해 말 동중국해의 중국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일본 순시선과 교전 끝에 침몰한 북한 공작선 추정 괴선박을 일본이 인양하려는 데 대해 “일본은 중국 측의 권리와 관심을 존중해야 하며 사태를 확대하고 복잡하게 하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해 선박 인양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만관계법’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만든 법이라고 비난하고 중국은 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탕 부장은 “중미관계는 건설적이고 협력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는 중미 양국이 공동의 이익을 모색하고 의견 차이는 일단 제쳐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상하이(上海) 협력기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6월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한편 추규호(秋圭昊) 외교통상부 아태국장은 6일 탕 부장의 남북간 육로를 통한 월드컵축구대회 관광 발언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그런 논의를 한 바 없고 현재로선 앞으로도 그런 논의를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탕 부장이 질문을 잘못 알아듣고 답했거나 여행업계 차원에서 그런 아이디어가 구상 중일 수는 있으나 정부에서는 전혀 아는 바 없다”며 “탕 부장 발언의 진위와 배경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정부 관계자는 “만약 지금 북한을 통과하는 문제를 협의한다고 해도 북한 내부에서 동원할 수 있는 수송수단이 거의 없다”며 “북한 철도의 경우 철로의 노후화로 인해 시속 30㎞의 속도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베이징=이종환특파원기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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