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정산회담결산]부시 “힘내라日本” 경제 응원

  • 입력 2002년 2월 18일 18시 18분


18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개혁노선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 역시 미국의 ‘질책’을 피하기 위해 참신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던 기대와는 달리 ‘구조개혁의 지속적 추진’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으로 ‘고이즈미 개혁’에 대한 일본 내 저항세력들의 반발은 일시 가라앉겠지만 문제의 실질적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냉소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 같은 실망감을 반영해 닛케이 평균주가는 지난주 말 뉴욕증시 하락의 영향으로 오전장 개장 직후 하락세로 시작됐으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로 오름세로 돌아섰다가 오후장에서는 전날보다 45.15엔(0.45%) 오른 10,093.25엔에 머물렀다.

▽새로울 것 없는 경제대책〓고이즈미 총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구조개혁을 가속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최우선과제로 디플레이션 대책과 부실채권 처리를 제시했다.

디플레이션 대책으로 △금융불안 해소 △시장활성화 대책 △중소기업 지원 △추가 금융완화조치 등을 적극 검토해 이달 말까지 최종방안을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발 금융위기, 공황은 일으키지 않겠다”고 말해 공적자금 투입도 불사하고 정부와 일본은행이 긴밀하게 협조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이런 대책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시된 것으로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실채권문제에 대해서도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해부터 “2, 3년 내 처리한다”고 해왔지만 부실채권 규모는 오히려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부시 “힘내라, 고이즈미”〓부시 대통령은 일본경제의 회복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위대한 개혁자다”고 말해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또 세계경제와 아시아 안보를 위해 일본의 경제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순방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일본경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나 정상회담에서는 지지를 보냄으로써 ‘고이즈미 개혁’에 힘을 실어준 것. 구체적인 대응책들을 제시할 경우 자칫 ‘외압’으로 비칠 수 있는 데다, 고이즈미 내각 지지율 급락 시점에서 일일이 ‘정책훈수’를 두다가는 그나마 추진 중인 구조개혁마저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태도는 과거 미일 정상회담 때마다 환율과 무역수지문제 등에 대해 일본 정부에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