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헬機폭발… 장성등 11명 사망

  • 입력 2002년 1월 28일 00시 59분


27일 러시아 군 헬리콥터가 내전 중인 체첸 상공에서 폭발해 북(北)카프카스 지방을 관장하는 미하일 루드첸코 장군 등 내무부 소속 군 장성 2명을 포함해 러시아 장교 및 보안관계자 등 탑승자 11명 전원이 숨졌다고 인테르팍스통신과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사고헬기는 체첸 칸할라 군기지를 이륙해 남카프카스 주둔 러시아군 본부가 있는 인근 북오세티아공화국 모츠코크로 비행중이었다.

모츠코크 러시아 치안군 사령부의 한 장교는 내무부 소속 Mi8 헬기 폭발이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러시아 내무부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통신은 사고 헬기가 오전 11시 30분 경(현지시간) 체첸 북부 지역에서 정체 불명의 괴한들에 의해 격추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타르타스통신은 체첸 북부 나테레친 지역 상공을 날던 중 추락했으며 정확한 추락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나테레친은 1999년 체첸 전쟁이 터졌을 때 러시아의 통제 아래 놓였던 곳이다.

AFP 등 외신들은 이날 헬기 추락 사고가 우연히 분리주의 세력의 지도자인 아슬란 마스하도프가 체첸 대통령으로 선출된 지 5주년을 맞은 날 일어났다며 헬기의 피격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AFP는 만일 헬기가 체첸 반군에 의해 격추됐다면 지난 2년 동안 게릴라전으로 일관했던 체첸 반군의 대항 방식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1999년 10월 테러를 척결한다는 명목으로 군을 체첸 지역으로 진주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수만명의 체첸인들이 숨졌다. 체첸 전쟁은 당시 총리였던 블라디미르 푸틴이 대통령이 되는 데에도 주요 역할을 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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