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혁개방 쌍벽 칭화대-북경대 개성차 뚜렷

  • 입력 2002년 1월 23일 19시 16분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는 중국 양대 명문 대학이다. 베이징 하이뎬(海淀)구에 있는 두 대학은 100년에 이르는 오랜 역사와 중국을 이끄는 지도급 인사들을 무수히 배출해왔다는 점에서 다른 대학들을 압도하고 있다. 두 대학은 서로 다른 독특한 학풍을 간직하고 있다. 흔히 칭화대는 지극히 현실적인데 반해 베이징대는 아주 이상주의적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현실주의 칭화대▼

두 학교 출신들은 중국 요직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 최근 들어 칭화대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고 권력기관인 정치국 위원 21명 가운데 칭화대 출신은 주룽지(朱鎔基) 총리,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 등 모두 5명이나 된다. 주 총리의 오른팔로 농업과 금융 개혁을 담당하고 있는 우방궈(吳邦國) 부총리, 푸둥(浦東)개발을 책임진 황쥐(黃菊) 상하이(上海)시 당서기, 우관정(吳官正) 산둥(山東)성 당서기 등도 칭화대 출신이다.

칭화대 출신들은 국무원에도 대거 포진하고 있다.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쩡페이옌(曾培炎) 주임과 자춘왕(賈春旺) 공안부장, 베이징 올림픽 유치로 각광받은 우사오쭈(吳紹祖) 국가체육위원회 주임, 서부 대개발로 주목받기 시작한 쓰촨(四川)성의 쑹바오루이(宋寶瑞) 성장 등이 그들이다.

이에 반해 베이징대 출신들은 경제 분야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다. 정치국원 21명 중 베이징대 출신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국무원도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과 장웨이칭(張維慶) 국가계획생육위원회 주임이 외롭게 지키고 있다.

대신 경제분야, 특히 정보기술(IT)분야에서는 베이징대 출신들이 휩쓸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신랑망의 창립자인 왕즈둥(王志東)을 비롯, 중국 제2위의 컴퓨터제조업체 베이다팡정(北大方正)의 장위펑(張玉峰) 총재, 중국 소프트업계의 대표적 기업인 수광(曙光)집단의 리궈제(李國杰) 총재 등이 베이징대 출신이다.

치밀하고 현실적인 판단이 필요한 정책 집행 분야에서는 칭화대 출신이, 상상력과 풍부한 감성이 필요한 IT산업이나 경제 정책 입안 분야 등에서는 베이징대 출신이 대거 진출하고 있는 이 같은 현실은 새삼 두 학교의 상이한 학풍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 같다.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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