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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0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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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국 보안당국은 전용기를 주문한 공군 산하 중국연합항공(CUA)과 전용기 수입을 담당한 중국항공물품수출입공사(CASC)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공군관계자 20여명과 CASC 관계자 2명이 소환돼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 관리는 파이낸셜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대해 "우리는 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부처들과 접촉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중국 언론도 이 사건을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웹사이트 '인민망(人民網)'은 지난 7일 동중국해 상공에서 미국 정찰기가 중국 군용기에 150m 근접 비행했다는 워싱턴 타임스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을뿐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이 지난 19일 미국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우호증진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으나 그가 도청장치 사건에 대해 논의했는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앞서 파이낸셜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에서 제작된 장 주석의 전용기 화장실과 침대 머리맡 등에서 20여개의 첨단 도청장치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또 익명의 중국과 서방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항공 및 군관계자들은 미국 정보 기관이 장 주석의 전용기에 도청장치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는 리처드 닉슨-마오쩌둥(毛澤東) 간의 역사적 미-중 정상회담 30주년을 맞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터져나와 파문이 확대할 전망이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기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