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르 체포설 난무

  • 입력 2002년 1월 4일 15시 28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잔당과 현지 부족이 남부 바그란에 은신중인 탈레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의 신병 인도에 조건부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이 이미 오마르를 체포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아프간의 모하메드 아민 파르항 재건장관은 3일 독일 ARD-TV와의 인터뷰에서 “오마르가 체포됐다는 말을 들었다” 며 “그러나 더 이상의 내용은 모른다” 고 말했다.

미국은 B1 폭격기 등을 동원해 수일만에 토라보라 남부의 건물들을 폭격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알 카에다 지휘부가 이들 지역에서 조직을 재정비하려 했다” 고 말했다.

▽오마르 신병인도 합의?= 굴 아그하 칸다하르 주지사는 탈레반 지휘관 압둘 아하드가 부족원로회의에서 “공습을 중단하면 오마르의 신병을 넘기고 1500명의 휘하병력도 투항할 것을 약속했다” 고 말했다. 다른 관리도 “곧 획기적인 조치가 나올 것” 이라고 말했다.

협상은 구랍 31일 시작됐으며 세르 모하메드 헬만드 주지사를 단장으로 한 협상팀이 최종 조건을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협상팀은 바그란의 탈레반 잔당에게 5일까지 투항하지 않으면 공격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회의적인 미국= 미 국방부의 존 스터플빔 해군소장은 “오마르를 체포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믿는다면 지나친 비약” 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마르가 칸다하르에서 투항협상으로 시간을 번 뒤 포위망을 벗어난 전력이 있어 이번 협상도 시간벌기용이라는 관측도 있다. 패배가 분명해지면 많은 조직원을 안전한 곳으로 빼돌려야 한다 는 알 카에다 교범에 따른 전술이라는 것.

최근 오마르가 집중 부각되는 것은 미국이 공적 1호인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을 찾지 못하자 이를 희석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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