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괴선박 北공작선 인지…예인뒤 승무원 체포시도"

  • 입력 2001년 12월 26일 06시 43분


일본 해상보안청은 22일 괴선박을 추적할 때 이미 괴선박이 북한의 공작선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화기가 탑재돼 있을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었으며 괴선박을 가장 가까운 항구로 예인한 뒤 승무원 전원을 체포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해상보안청은 괴선박임을 확인한 직후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실행에 옮기려 했다. 그러나 괴선박이 정선명령을 무시하고 강하게 저항하자 오키노 가쓰히코(繩野克彦) 해상보안청장관은 “배를 끌고 오기 위해서는 선체에 사격을 해도 좋다”고 승인했다. 해상보안청의 이 같은 방침은 해상에서 선박검사를 할 경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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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사고해역에서 발견한 2구의 남자 시체를 검안한 결과 1구에 총탄이 관통한 상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들이 체포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상보안청은 순시선이 발사한 20㎜기관포에 맞았으면 시체의 손상이 심할 텐데 관통상 외에는 눈에 띄는 상처가 없어 권총 등으로 자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배가 침몰하기 직전 바다에 뛰어든 선원 15명(적외선 감시장치를 통해 추정한 수)에게 구명튜브를 던졌으나 누구도 이를 잡으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해상보안청은 순시선과 항공기의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화면을 분석한 결과 괴선박이 침몰하기 직전인 22일 밤 10시11분경 선박의 중앙 뒤편 배 밑에서 수초간 두 차례의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돼 증거인멸을 위해 스스로 배를 폭파시켰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은 “괴선박이 북한 공작선으로 밝혀지면 항의 외에도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경제제재가 취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오기 지카게(扇千景) 국토교통상은 이날 “침몰한 선박을 인양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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