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음질 안좋아 빈라덴 테이프 조작 가능성"

  • 입력 2001년 12월 14일 18시 21분


미국이 공개한 오사마 빈 라덴 비디오 테이프에 대해 중동지역의 많은 아랍인들은 이 비디오 테이프가 빈 라덴의 범행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테이프의 내용만으로는 빈 라덴이 테러 공격에 개입됐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며 테이프의 음질이 너무 좋지 않아 토착 아랍어를 쓰는 사람들조차 미국이 제공한 번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요르단의 정치 분석가인 라비브 캄하위는 “이 비디오 테이프는 기껏해야 빈 라덴이 테러 공격을 찬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뿐, 그의 범죄행위를 입증해주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국과 파키스탄 등 대 테러전의 미국 맹방들은 아프가니스탄전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증거물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13일 “빈 라덴이 9·11 테러 공격 개입을 자랑함으로써 그의 범행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영국 총리실도 비디오 테이프의 질이 빈약하긴 하지만 진짜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라시드 케레시 파키스탄 정부 대변인은 “9·11 자살공격을 찬양하는 빈 라덴의 모습과 테러에 의한 파괴가 예상을 넘었다는 그의 말로 미루어 그가 테러 공격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입증된다”고 강조했다.

<김정안기자·외신종합연합>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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