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대 공급 계약 잇단 취소… 떨고 있는 K배터리

  • 동아일보

‘전기차 캐즘’ 글로벌 업체 생산 감소
LG엔솔 이어 엘앤에프에도 불똥

엘앤에프 대구 구지 3공장 전경. 2025.07.10 사진제공=엘앤에프/뉴시스
엘앤에프 대구 구지 3공장 전경. 2025.07.10 사진제공=엘앤에프/뉴시스
이달 들어서만 17조 원 이상의 차량용 배터리 관련 공급 계약이 취소됨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사업 규모를 조정하면서, 앞으로도 계약 취소나 축소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배터리 업체의 차량용 배터리 관련 공급 계약 취소 규모가 17조 원을 웃돈 것으로 파악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등과 체결한 약 13조5000억 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이 취소됐다고 공시했다. 엘앤에프도 테슬라와 맺은 약 3조8000억 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전기차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관련 투자와 사업 규모를 재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과 공급 계약을 맺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갑작스러운 수주 물량 축소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경영 환경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향후 차량용 배터리와 관련한 대규모 공급 계약 취소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사업 조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배터리 공급 계약 축소나 취소 사례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국내외 생산 거점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 기존 삼원계(NCM) 배터리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차량용 배터리#공급 계약 취소#LG에너지솔루션#엘앤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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