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과도內閣 구성합의…내년 4,5월에 새정부 출범

  • 입력 2001년 11월 28일 18시 44분


아프가니스탄 정파회의는 27일 향후 3∼6개월 동안 아프간 국정을 운영할 과도 내각 성격의 ‘아프간 최고회의’를 곧 구성키로 했다. ‘최고회의’ 수반에는 로마에서 망명 중인 무하마드 자히르 샤 전 아프간 국왕이 추대됐다.

또 내년 3, 4월경에는 전통 원로회의인 ‘로야 지르가’를 열어 헌법도 승인하기로 하는 등 향후 정치 일정의 대강을 마련했다. 이 같은 일정이 지켜질 경우 빠르면 내년 4, 5월경 탈레반 정권을 대체할 아프간 새 정부가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부동맹과 로마그룹 등 4개 정파 대표 28명은 이날 본에서 속개된 이틀째 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특사의 아마드 포지 대변인이 전했다.

4개 정파는 이 밖에 △‘최고회의’와는 별도로 ‘아프간 과도의회’를 구성하는 문제 △자히르 샤 전 국왕을 보좌할 부수반과 국방 내무 재무 등 주요 자리의 정파간 배분 문제 등을 이번주 안에 마무리짓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지 대변인은 “아프간 새 헌법은 인권을 보장하고 특히 여성의 평등권과 교육받을 권리를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부동맹을 이끌고 있는 ‘실세’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아프간 대통령은 “본 회의는 ‘예비적’인 것으로 카불에서 다시 회의를 가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 이번 합의가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4개 정파는 남은 쟁점인 다국적군의 아프간 주둔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나 견해 차가 커 진통이 예상된다. 유엔은 아프간 전후 수습을 위해 다국적군 주둔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북부동맹은 외국군 주둔에 반대하고 있다.

이슬람 성월(聖月)인 라마단 중에 열리고 있는 이번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채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라마단 중에는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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